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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터뷰 #14. 마케터가 유연해야 하는 이유

2024.08.29 08:30

큐레터

조회수 8,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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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27년의 역사가 깃든 동화약품, 그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는 홍성해 이사를 만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을지로의 한 공유 사무실, 이곳이 동화약품의 임시 보금자리라고 하는데요. 57년 만에 신사옥을 짓는 동안 이곳에 머물고 있다고 해요. 문을 열자마자 후시딘, 활명수 같은 상징적인 제품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특히 활명수는 단순한 소화제가 아니더라고요. 1897년 고종 황제 즉위의 해에 개발된 우리나라 최초의 신약이자, 독립운동 자금으로도 쓰였다니 놀라웠어요.


사진: 동화약품


활명수 하나로 동화약품은 기네스북에 네 가지나 이름을 올렸다고 하는데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제조회사이자 제약사, 최초의 등록상표(부채표), 최초의 등록상품(활명수)라고 해요. '부채표가 없는 것은 활명수가 아닙니다'라는 유명한 광고 문구가 떠오르네요.


이런 역사적인 공간에서 만난 홍성해 이사의 커리어는 그야말로 현대 마케팅의 교과서 같았어요. 아모레퍼시픽 방문판매 영업소장으로 시작해 브랜드 매니저를 거쳐, 이제는 제약사의 신사업 임원으로 그의 여정은 '유연성'이라는 단어로 요약될 수 있겠네요.


"우리의 강점은 바이오 기술력과 신뢰성이에요. 이를 적용한 좋은 제품들을 더 많은 고객에게 알리고 싶었죠."이 말에서 127년 역사의 제약회사에서 뷰티와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새 영역을 개척한 그의 도전 정신이 느껴지지 않나요?


제약회사의 DNA를 어떻게 새 사업에 접목시켜 '후시다인'과 '마그랩'으로 누적 300억 매출을 달성했을까요? 오랜 전통과 현대적 혁신이 공존하는 이 흥미로운 공간에서, 홍성해 이사가 말하는 마케터의 '유연성'과 새 사업을 일구는 그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들어봐요.




마케팅을 커리어로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사실 대학 시절에는 마케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막연히 들었어요. 브랜드와 제품을 기획하고, 그걸 매장이나 매체에서 보여주는 게 멋져 보였거든요. 그래서 '마케터가 되려면 뭐든 해봐야지'라는 마음으로 마케팅 공모전에 도전했는데, 그게 제 마케팅 커리어의 시작이 됐어요.


2006년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공모전을 개최하던 시기였어요. 저는 '공모전 1세대'로 공모전과 대학생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도전했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수상하면서 마케터의 꿈이 더욱 확고해졌어요. 기업의 프로젝트들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실무적인 기획 능력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당시 성과로는 두산의 '처음처럼' 소주 런칭 마케팅 공모전, 한국 PR 협회 주관 대한민국 슬로건 공모전, SK텔레콤 공모전에서 제안했던 아이디어 중 당시 스포츠+엔터테인먼트인 '스포테인먼트'라는 개념을 도입하며 선수들의 사진이 들어간 티켓이나 경기장 포토존 설치 제안 등이 실제로 구현된 점은 매우 흥미로웠어요.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마케팅 전략의 구조화, 창의적 아이디어 도출, 그리고 이를 실제 사업에 적용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죠. 현업에 계신 분들로부터 받은 긍정적인 피드백과 공모전에서의 수상은 제 역량에 대한 검증이 되었고, 마케팅이 단순한 흥미를 넘어 제 적성과 재능이 발휘될 수 있는 분야라는 확신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유연성'을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으셨는데,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마케팅에서 '유연성'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린 이유는 요즘 시대와 환경이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잖아요. 마케터라면 이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면, 김난도 교수님의 '트렌드 코리아'처럼 마케팅 키워드도 매년 바뀌고 새로운 트렌드가 생기고 있죠. 마케팅 전략에 정답은 없겠지만, 좋은 전략은 이런 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고 봐요.


사진: 인터뷰이 제공

사진: 마그랩 인스타그램


우리 회사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마그랩'도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보통 제약회사는 홈쇼핑이나 약국을 많이 이용하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MZ세대를 타깃으로 삼았고, 그래서 올리브영이나 온라인 채널로 전략을 바꿨어요. 샤이니의 Key 씨를 브랜드 엠버서더로 발탁하고, 브랜드 런칭 1년 만에 퍼스트브랜드 대상에서 '마그네슘 부문 1등'으로 뽑히는 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죠.


예전에는 기업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식이었다면, 요즘은 고객과 함께 소통하면서 마케팅을 해나가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어요. 이런 변화들을 잘 따라가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마케터의 핵심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아모레퍼시픽에서의 첫 역할이 방판 직영영업팀이었는데, 이 경험이 이후 마케팅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제 마케팅 커리어는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시작됐어요. '마케팅 사관학교'로 불리는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브랜드 매니저가 되는 게 목표였거든요. 하지만 당시 화장품 회사에서 남자 마케터를 잘 뽑지 않았어요. 그래서 전략을 바꿔 영업직으로 지원했죠. 나중에 직무 전환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었어요.


첫 발령이 본사가 아닌 방문판매 영업소장으로 났을 때는 솔직히 놀랐어요. 처음엔 기대와 달라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면 그 경험이 제 커리어의 탄탄한 기반이 됐어요. 현장에서 일하며 얻은 인사이트는 나중에 브랜드 마케터로 일할 때 큰 자산이 됐어요. 고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었거든요.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에 대한 불만부터 '제품 컨셉이 어려워 설명하기 힘들다'는 의견까지 다양했죠. 이런 현장의 소리 덕분에 후에 가격 전략이나 제품 기획 시 더 정교한 접근이 가능했어요.


패키지 디자인에 대한 피드백도 많았어요. '이 용기는 사용하기 편해요', '저 디자인은 고급스러워 보이네요'와 같은 코멘트들이요. 이런 의견들이 제품 디자인 시 사용성과 심미성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데 도움이 됐죠.


제품의 제형에 대한 이야기도 중요했어요. '이럴 때 효능감이 느껴져요', '이렇게 쓰니까 더 좋아요' 같은 피드백이 제품 기획과 미용법 개발의 핵심 지표가 됐거든요. 덕분에 고객이 실제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에 집중해서 제품을 만들 수 있었어요.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우리가 마케팅 포인트로 생각하지 않은 부분을 고객들이 오히려 좋아하는 경우를 발견한 건데요. 이런 인사이트들로 마케팅 메시지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어요.


이런 현장 경험들은 제가 브랜드 마케터로 일할 때 든든한 밑거름이 됐어요.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제품과 전략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됐거든요.





전략기획팀에서 일하며 마케팅 관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배운 점은 무엇인가요?


브랜드 마케터와 전략기획실의 관점은 확실히 차이가 있어요.

브랜드 마케터는 브랜드의 성장과 가치 향상에 집중해요. '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어떻게 강화할까?', '소비자와 어떻게 더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등과 같은 고민에 몰두하죠. 반면, 전략기획실에서는 기업의 전체 포트폴리오를 바라봐요. '이 브랜드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새로운 시장 진출을 위해 어떤 브랜드를 개발해야 할까?'와 같은 고민을 하죠.


그리고 브랜드 마케터는 중장기적 브랜드 가치 증대에 초점을 맞춰요. 브랜드 인지도, 선호도, 충성도 같은 지표를 중요하게 여기죠. 하지만 전략기획살에서는 더 넓은 관점에서 기업 전체의 가치 증대를 봐요. 때로는 특정 브랜드의 성장을 조절하거나, 심지어 철수를 결정하기도 하죠.


브랜드 마케터는 주로 해당 브랜드의 타깃 소비자와 경쟁 브랜드에 집중해요. 반면, 전략기획실에서는 이런 요소뿐만 아니라 전체 산업 동향, 글로벌 경제 상황, 기업의 내부 역량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요.


데이터 활용 면에서도 차이가 있어요. 브랜드 마케터는 브랜드 자산 가치, 고객 생애 가치(LTV) 같은 지표에 집중하지만, 전략기획실에서는 기업 전체의 재무제표, 시장 점유율, 글로벌 경제 지표까지 다양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죠.


이런 차이를 이해하게 되면서 브랜드 전략을 세울 때도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됐어요. 단순히 '이 브랜드를 어떻게 성장시킬까?'가 아니라, '이 브랜드 전략이 우리 회사의 비전과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고민하게 된 것이죠.



린 스타트업 방식으로 '브로앤팁스' 브랜드를 개발하고 인디브랜드들을 운영하셨는데, 이 경험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무엇인가요?


아모레퍼시픽에서의 린 스타트업 도입 배경부터 이야기해 볼게요. 2010년대 후반, 뷰티 시장에 인디브랜드들이 등장하면서 산업 트렌드가 크게 바뀌기 시작했는데요. 회사는 이런 변화에 대응하고자 린스타트업 프로그램을 도입했어요.


우리 팀은 이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브로앤팁스'라는 브랜드를 개발했어요. 기존의 '맨'또는 '옴므'라는 남성 브랜드 개념을 탈피하고, '브로'라는 새로운 키워드로 고객 친화적인 이미지와 제품 라인업을 만들어냈죠.


사진: 인터뷰이 제공

사진: 브로앤팁스

'브로앤팁스'는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린스타트업 프로그램 최초로 정규 브랜드로 승격됐어요. 덕분에 저는 입사 10년 만에 아모레퍼시픽 최연소 팀장이 되는 기회를 얻었죠. 이후 우리 조직은 스타트업 비즈니스 팀으로 확장되었고 4개의 인디브랜드를 관리하게 되었어요.


이 과정에서 두 가지 큰 교훈을 얻었는데요.





아이를 키우는 것처럼 브랜드도 명확한 방향성과 목표, 그리고 단계적인 미션 완수가 필요해요. 우리는 보통 성공 사례만 접하지만, 실패한 브랜드들의 원인도 오답노트처럼 분석해야 하거든요. 이를 통해 런칭 후 육성 전략을 더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요리처럼 브랜드의 정체성과 타깃 고객에 따라 마케팅 방향이 달라져야 해요. 앞서 말씀드린 '유연성'이 여기서 중요해지죠. 각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려면 유연한 사고가 필수예요.



동화약품으로 이직하신 후, 새로운 환경에서 사업 전략을 수립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동화약품으로 이직한 후, 사업 전략 수립에 있어 두 가지 핵심 요소에 집중했어요.

첫 번째는 '인재 영입과 조직 구성'이었어요. 신사업은 스타트업과 유사하게 운영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조직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했어요. 구조와 절차로 돌아가는 기성조직과 달리 신사업은 모든 것을 만들어가야 했고 결국 핵심은 '사람'이었습니다. 적합한 인재를 영입하고 그들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어요. 제 역할은 이 팀에 명확한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었죠.


두 번째는 '동화약품만의 브랜드 창출'에 중점을 뒀어요. 동화약품은 127년의 역사와 부채표로 높은 인지도를 가진 회사잖아요. 이런 회사의 이미지가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 확신했죠. 회사의 레거시를 살려 제약사의 기술력을 강조한 '고효능 더마케어' 화장품 브랜드와, 최근 주목받는 '마그네슘' 전문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두 브랜드 모두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죠.


결국 신사업의 성패는 '우수한 인재와 체계적인 조직 구성', 그리고 '모기업의 강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어요. 우리가 만든 브랜드들은 동화약품이 아니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거예요. 모기업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는 것이 관건이었죠.





동화약품에서 250억 누적매출 돌파를 이끈 화장품 사업 전략의 핵심은 무엇이었나요?


'후시딘' 연고의 레거시를 활용했어요. 화장품 시장 초기 진입자로서 우리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려 했거든요. 먼저, '후시딘'의 이미지를 스킨케어에 직관적으로 접목시켰어요. 우리의 첫 제품인 '후시드 크림'은 피부탄력과 주름개선에 초점을 맞췄고, 제약회사의 강점을 살려 특허 성분이나 우수한 임상결과를 내세웠어요. 덕분에 홈쇼핑 채널에서 성공적으로 런칭할 수 있었어요.


사진: 동화약품 헬스&뷰티 유튜브

그다음엔 채널 확장과 젊은 고객 유치가 필요하다고 봤어요. 그래서 마케팅 전략을 수정해 젊은 층의 니즈에 맞는 '더마 라인'을 개발했죠. 브랜드가 새로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올리브영, 디지털 채널, 아마존 등으로 확장했고 리테일 전략도 트렌드에 맞게 바꾸고 있어요.


리브랜딩된 후시다인 더마트러블 라인 (사진: 인터뷰이 제공)


제 브랜딩 철학은 설명 없이도 어떤 브랜드인지 알 수 있게 만드는 거예요. 동화약품 화장품의 핵심 전략은 제약사의 강점을 살린 브랜딩으로 고객 인지도를 높이고 입소문을 유도하는 것이죠. 여기에 성장하는 리테일에서 고객과의 접점까지 만들면 앞으로 더 큰 성장이 가능할 거라고 봐요.



매년 마케팅 키워드를 새로 정한다고 들었는데요. 이런 접근 방법을 택한 이유와 팀 운영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궁금해요.


매년 마케팅 키워드를 변경하는 접근 방식은 사실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기보다, 우리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하고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이에요. 화장품 산업은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거든요. 단순히 제품이나 리테일 구조의 변화를 넘어서 인구통계학적 변화까지 고려해야 하죠. 예를 들어, 출산율이 낮아지고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 당연히 산업 전체가 변화해야 하는데요. 이런 변화는 디지털 사용 패턴,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요.


게다가 기술의 발전, 법규와 규제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매년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요. 그래서 그 해에 맞는 키워드로 변화하는 건 거의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매년 새로운 키워드를 선정하는 건 우리가 시장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고 있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죠.


사업 계획을 세울 때는 물론 여러 가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해요. 하지만 사업부장 입장에서는 팀원들에게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는데요. 그래서 "올해의 키워드는 이거야. 여기에 집중해서 해보자"라고 말하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팀원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 집중할 수 있어요. 그러고 나서 단계적으로 다음 키워드로 넘어가는 식이에요. 이런 접근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우리가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동시에 조직 내부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봐요.



그렇다면 최근 3년간 어떤 마케팅 키워드를 선정했고, 각 키워드에 따라 어떤 전략을 펼쳤나요?


신사업을 맡은 후, 저는 매년 핵심 키워드를 선정해 단계적 성장 전략을 수립했어요. 2022년 '브랜딩', 2023년 '리테일', 2024년 '커뮤니케이션'이 그 결과물이죠.


2022년에는 '브랜딩'에 집중했어요. 시장 조사부터 경쟁사 분석, 타깃 고객 정의까지 철저히 준비해 차별화된 브랜드를 만들었죠. 마그네슘 제품 '마그랩'을 런칭한 건 명확한 전략이 있었어요. 마그네슘 시장엔 소비자의 머릿속에 바로 떠오르는 대표 브랜드가 없었거든요. 이게 큰 기회였어요. '마그랩'은 'No 1 마그네슘'이라는 미션에 '스트레스 케어'란 차별점을 더했어요. 화장품 '후시다인'은 '고효능 더마케어'라인으로 제약사의 강점을 살렸고요.


2023년 '리테일' 전략으로는 채널 확장에 주력했어요. B2C 채널이 부족했던 우리는 온라인 자사몰 구축,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입점, 오프라인 매장 확보, 해외 진출 등 여러 방향으로 접근했죠. 덕분에 '마그랩'은 런칭과 동시에 올리브영 전국 매장 입점이라는 성과를 냈어요.


2024년 '커뮤니케이션'은 고객과의 관계 형성에 초점을 맞췄어요. 브랜드와 제품의 장점을 명확한 콘텐츠로 만들고, 타기팅 커뮤니케이션으로 효율을 높이고 있죠. 두 브랜드 모두 타깃에 맞는 콘텐츠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며, '브랜딩 고도화 → 리테일 확장 → 고객인지 강화의 과정을 밟고 있어요.


이러한 단계별 전략으로 우리는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했어요. 각 단계마다 구체적인 과제를 수립하고 실행하면서 신사업의 확실한 토대를 다졌죠. 이제 우리는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빠르게 변화하는 마케팅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제 방식은 일상 자체를 마케팅의 연속으로 만드는 거예요. 예전에는 브랜드 마케터 시각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비즈니스 전반을 아우르는 폭넓은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봐요.


마트에서 장을 볼 때나 SNS를 구경할 때도 자연스럽게 우리 산업과 연관 지어 생각해요. '이 제품은 왜 이런 전략을 택했을까', '이 아이디어를 우리 브랜드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 계속 질문하고 분석해요.


요즘은 신사업 성공 사례에 특히 관심이 있는데요. 산업 분야 상관없이 다양한 케이스를 연구하고 있어요. 남들이 안 해본 혁신으로 성공한 경우, 기존 아이디어를 독창적인 콘텐츠로 재해석한 사례 등을 분석하며 우리 사업에 적용할 방법을 찾고 있어요.


어느새 제 삶 자체가 그로스 마케팅의 연속이 됐어요. 마케터인 아내와 함께 동네 새 가게의 간판 디자인을 논하기도 하고, 아들과 솜사탕 자판기를 보며 '어떻게 하면 매출을 늘릴 수 있을까'라며 토론하기도 해요.


이렇게 일상에서 자연스레 마케팅적 사고를 훈련하다 보니, 비즈니스 아이디어 노출이나 트렌드 포착이 습관이 됐어요. 덕분에 업무에서도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죠. 이제 마케팅은 제게 단순한 직업이 아닌, 삶의 방식이 됐어요.





신규 브랜드 개발 시 브랜드 스토리의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브랜드 스토리는 신규 브랜드의 핵심이에요. 요즘에는 그 중요성이 더 커졌죠. 예전에는 대기업만 하던 걸 이제는 스타트업, 심지어 개인 브랜드까지 다 하고 있어요. 고객들이 개성을 중시하는 트렌드와 맞물려서 독특한 스토리가 브랜드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핵심이 된 거죠.


이건 TV 보는 방식이 바뀐 것과 비슷해요. 정해진 시간에 TV를 챙겨 보던 시대에서 OTT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 보는 시대가 됐잖아요. 브랜드도 마찬가지예요. 이제는 개인화된 스토리로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시대가 됐어요. 작은 브랜드의 창업자 이야기 자체가 브랜드가 되면서, 고객들은 '이 브랜드 나랑 비슷해', '내 얘기 같아'라고 더 쉽게 공감하게 됐죠.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브랜드 스토리가 감성팔이로만 끝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제품의 효과, 왜 만들었는지 등 이성적인 부분과도 잘 연결되어야 해요. 이 제품을 왜 만들었고, 어떤 생각을 담았는지 등 이런 요소들이 다 스토리의 일부가 되어야 하죠.


결국 감성과 이성의 경계를 넘나들며 고객과 진정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브랜드 스토리의 핵심이에요. 이렇게 구축된 스토리는 신규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고객과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요.





사업부의 수장으로서 마케터들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팀원들에게 자율성과 권한을 주는 거예요. 이 방식으로 아모레퍼시픽에서 최고 리더십 평가를 받았고, 지금 동화약품에서도 팀원들의 높은 신뢰와 낮은 이직률로 그 효과가 입증되고 있어요.


제 리더십의 핵심은 '팀원 개개인이 성장을 체감하게 하는 것'이에요. 자기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죠. 팀원들의 성과가 곧 사업부의 성공이라고 믿거든요.


실제로 팀원들에게 상당한 재량권을 주고 있어요. 캠페인 성과나 프로모션 세부 사항에 일일이 간섭하지 않거든요. 대신 방향성만 제시하고 주요 지표만 체크하죠. 이렇게 하면 팀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치면서도, 브랜드가 의도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이런 방식이 팀의 창의성과 브랜드의 일관성을 동시에 높이는 효과를 가져와요. 덕분에 우리 사업부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높은 실행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죠. 앞으로도 팀원들의 성장이 곧 사업의 성장이란 믿음으로, 그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갈 거예요. 이게 바로 제가 생각하는 리더의 역할이에요.




마지막으로, 후배 마케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완벽한 마케터가 되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 키우는 데 집중하세요. 마케팅의 매력은 정답이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여러분만의 특별한 전문성을 갖추는 게 중요해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세 가지 조언을 해드리고 싶어요.


첫 번째로 많이 경험하세요. 그리고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강점을 발전시켜 보세요. 마케팅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요. 브랜드 마케팅, 디지털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등 여러 분야를 경험해 보면서 자신이 가장 흥미를 느끼고 잘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야 해요.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적성을 발견하고 전문성을 쌓을 수 있어요. 이것이 바로 개인의 핵심 경쟁력이 될 거예요.


두 번째로, 자신만의 퍼스널 브랜딩을 만들어가세요. 우리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일을 하지만, 정작 자신의 브랜드는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아요. '나는 이런 마케터예요'라고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원포인트 메시지'를 만들어 보세요. 이는 단순한 자기 PR이 아니라, 여러분의 전문성과 차별성을 드러내는 강력한 도구가 될 거예요.


마지막으로, 일상에서 트렌드를 익히고 이를 마케팅에 유연하게 적용하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새로운 기술, 플랫폼, 소비사 행동 변화를 항상 주시하고, 이를 실제 업무에 적용해 보는 노력이 필요해요. 이런 노력들이 쌓여 결국 여러분만의 독특한 전문성과 브랜딩을 만들어낼 거예요.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브랜딩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마케팅 세계에서 여러분을 독보적인 마케터로 만들어줄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거예요. 트렌드는 매일 바뀌지만, 여러분만의 고유한 브랜드는 언제나 빛을 발할 테니까요.


새로움을 즐기고, 경험하고 과감하게 시도해 보세요. 여러분의 성공적인 마케팅 여정을 응원합니다! 🔥




오늘의 큐터뷰는 조인후 작가님이 작성하고, 큐레터가 편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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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터뷰 #13. 동시대인과 함께 살아가는 마케터( 카카오 마케팅 실장 조세원)

큐터뷰 #12. 일상이라는 가치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의 과정 (생활공작소 브랜드 총괄 최종우 상무)

큐터뷰 #11. 노티드, 다운타우너를 성장시킨 브랜드 디렉터의 브랜딩 이야기 (브랜드 디렉터 허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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