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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8 11:08

일도필살

조회수 5,962

댓글 12

오늘 아침 지하철 신문에서 재미난 글을 보아서 올려 드립니다.

김할머니가 광고전화를 말벗으로 삼기 시작한 지는 3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급급하게 끊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상담원들과의 통화에 맛이 들리기 시작한것이다.
판매원과 김할머니의 통화 내용을 살펴보자.

* 김할머니 - 여보세요?

* 상담원 - 안녕하세요 팔각수 정수기 김필터 입니다. 정수기 있으세요?

* 김할머니 - 정숙이는 성남 사는디?

* 상담원 - 네?아. 물 마시는 정수기요.

* 김할머니 - 아. 그 정수기? 난 우리 셋째 정숙이 찾는 전환 줄 알았구먼.

* 상담원 - 네. 정수기 놓는 건 어떠세요? 찬물 뜨거운 물 바로 드실 수 있고요.

* 김할머니 - 찬물 이 시려서 못 억어.

* 상담원 - 아, 그러시군요. 미지근한 물도 드실 수 있고...

* 김할머니 - 애들이 임팔렌트해 준다는데, 내비두라고 했어. 애들 고생해서 돈 벌어서 틀니나 하려고 했는데, 영감이 그게 부러워서 난리 치는 거야.

* 상담원 - 아 네. 두분만 사세요?

* 김할머니 - 내가 열아홉에 시집 와서 얼마나 고생했는데, 영감은 장기나 둔다고 하고, 밥이나 달라고 하고...

* 상담원 - 네. 근데 정수기는...

* 김할머니 - 이눔아. 어른 얘기하는데 말 끊으면 안돼.
(30분 경과 후)

* 상담원 - 저... 필요하실 때 다시 전화 드릴게요.

* 김할머니 - 왜? 바빠?

* 상담원 - 할머니, 저도 일 해야죠. 상담원 길필터였습니다.

* 김할머니 - 응. 그랴. 꼭 전화해.


김할머니가 아쉬운 것은, 다시는 상담원들이 전화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잘못 걸린 전화도 놓치는 법이 없으신 김할머니.
이젠 그녀도 프로가 다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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