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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시선·13·2024. 10. 12

트래블카드가 트러블카드?

불법 원정도박에 트래블 카드가 사용되었다?  



얼마전 기사에서 트래블 카드가 불법 원정 도박에 사용되었다는 내용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트래블카드는 은행들이 고객이 외화통장을 개설해 해외여행시 편리하게 외화를 현지에서 출금해 사용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더 편한 방식의 해외 결제 수단들이 떠올랐고, 트래블 페이, 트래블 카드가 함께 인기를 끌게 되었죠. 그러다보니 은행, 금융권에서는 경쟁적으로 출금 수수료 무료 정책, 환전수수료 무료, 외화 출금 한도 상향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쟁적으로 회원들을 모집했습니다.  


(출처: 이데일리)  


특히 신한카드의 경우 올해 2월 트래블 카드를 출시했지만, 이러한 강력한 혜택을 내세우면서 지난 8월까지 누적 120만장의 카드를 발급했죠. 덕분에 이로 인한 개인의 직불, 체크카드의 해외 이용이 출시 직전 1313억원에서 8월 기준 9954억원까지 증가했습니다. 거의 7.5배 정도 출금액이 증가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돈을 해외에서 찾을 정도로 여행객들이 편리하게 쓰는구나 라는 생각도 잠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마카오, 홍콩, 필리핀 등지에 트래블 카드를 활용해 출금 무료 수수료 혜택을 이용, 돈을 출금하고 도박에 쓸 수 있는 내용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내용이 기사화되었고, 트래블 카드가 불법 도박에 사용되는 정황들이 포착되었죠.  


기사가 나오면서 트래블카드를 발급 운영하는 업체들은 자발적으로 신속하게 출금 한도를 수정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금융 범죄와 분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 밝히고 있지만, 속내는 해외 도박에 트래블 카드가 사용되는 것들이 발견되어 서둘러 조처를 취하는 것이라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세를 보인 신한카드는 기존에 월 최대 5만 달러나 인출이 가능했지만, 10월 1일부터 마카오, 필리핀, 홍콩 지역에서 SOL 트래블 카드의 출금 한도를 월 1만 달러로 축소했습니다. 그리고 특히 도박을 할 수 있는 세 국가의 합산 출금액이 월 1만달러가 초과되지 못하게 정비합니다. 그리고 이 출금 제한 한도는 11월 부터는 전 국가에 적용한다고 했죠.  


두번째로 주목을 받았던 토스는 앞서 8월부터 출금한도 제한을 걸었습니다. 토스 역시 홍콩, 마카오, 태국, 싱가포르 지역에서 최대 출금 한도를 하루 1500달러, 월 3천달러로 제한을 걸었는데요. 아무래도 토스는 신한보다 좀 더 일찍 상황을 파악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토스의 트래블 카드는 위 국가 외의 다른 지역에서 하루 5천달러, 월 1만달러 출금이 가능합니다. 도박 위험이 높은 지역의 경우 다른 국가 대비 출금 한도를 30% 수준으로 낮춘다는 의미죠.  


(출처: 칸바)  



기타 하나카드는 월 최대 1만달러 (하루 최대 6천달러), 우리카드는 월 5천달러, 국민카드는 월 2000만원(하루 400만원)으로 변경했습니다. 


특히 신한, 토스 뱅크의 경우 외화통장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초기 출금한도가 높아 인기를 끌었고, 해외 유학 자금 유용에도 활용이 되었죠. 


사실 우리나라에서 외국환거래법이 있어 1만 달러 이상 현금을 휴대하고 출국할 경우 세관에 신고를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고액의 외화를 가지고 마약 도박, 자금 세탁 등의 범죄에 사용되는 것이나 기타 악용될 소지를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트래블 카드를 사용하게 되면 1만 달러 이상을 휴대하고 해외를 다니는 효과가 납니다. 


그래서 유학생들이 한국에 와서 트래블 카드를 만들거나, 부모이름의 트래블 카드를 들고 출국해 해외에서 돈을 찾는 거죠. 증빙 서류 없이 해외 송금할 수 있는 한도는 10만달러이지만, 트래블 카드가 있으면 현지에서 출금할 수 있으니 사용 안할 이유가 없는 거죠. 



트래블 페이, 트래블 카드


사실 트래블 카드에 앞서 지난 2019년 먼저 선보인 서비스는 트래블 월렛의 트래블 페이입니다. 이 기업은 비자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은행이나 ATM, 환전소를 찾지 않고 외화를 충전해 결제할 수 있는 트래블 페이를 론칭해 46개국 통화를 취급하고 있습니다. 누적 630만장 이상 사용, 연간 이용액 2조원을 달성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출처: 트래블월렛 홈페이지)  


트래블 월렛 외에도 네이버페이, 삼성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들도 해외 결제 서비스를 확대 적용하면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네이버페이의 경우 비자 카드 네트워크를 통해, 삼성페이는 마스터카드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여행 수요 감소 때문에 잠시 주춤했지만 트래블페이는 여전히 트래블카드와 함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불법적인 사용과 악용할 수 있는 위험요소도 많죠.  

사실 보안과 해킹의 관계처럼, 좋은 곳에 사용되기 위한 서비스들의 틈새를 발견해 악용하는 사용자는 어디에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트래블카드나 페이는 자금세탁, 탈세, 불법외환거래, 신분위조, 테러자금 조달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불법 자금을 해외에 이전하거나, 해외 소득을 신고하지 않고 국내로 반입할 때 혹은 정부 외환 규제를 우회하는 방식등으로 사용이 될 경우 사실 외국환을 규제하고 관리하려는 정부 입장에서는 이 서비스가 골치덩어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출처: 칸바) 


그러다보니 현업에서는 기술적, 제도적 대책을 마련하고 서비스의 악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들을 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들은 RFID 차단 기술을 강화해 트래블 월렛의 경우 무단 스캔을 방지하거나, 카드 저장 정보의 암호화 수준을 높여 해킹, 복제를 어렵게 만드는 기술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들은 AI 기반 거래 탐지 시스템을 도입해 비정상적인 거래들을 잡아내곤 하는데요. 저 역시 해외(대만)에 잠깐 나가 카드를 썼는데 바로 연락이 오는 걸 보면서 모니터링 시스템이 잘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죠.  


또한 제도적으로 현재 금융권들의 대응처럼 이용 한도 관리를 강화하거나 연간 최대 결제금액을 엄격히 관리하는 방법들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체 인증 등 본인 확인 방식 등을 도입해 부정 사용을 막을 수도 있죠.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혁신적인 서비스는 항상 갈등, 의심, 해결, 발전의 상황을 겪는다고 생각합니다.  


트래블카드, 트래블페이 역시 비슷한 구조이죠. 과거에 해외 여행을 생각해본다면 현금뭉치를 들고 다니면서 특히 소매치기가 많은 국가에 가면 ‘복대’를 차거나 돈을 분산해 다니는 등 여행이 쉽지 않았습니다. 


(출처: 칸바) 



제가 20여년 전 이탈리아 여행을 했을 때만 해도 정말 바지 안주머니까지 별도로 만들어 돈을 따로 보관할 정도로 현금을 들고 다니는 것이 전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한번에 열흘치의 돈을 들고 9박 10일의 여행을 할 필요 없이 간소하게 현지에 가서 카드 결제를 하거나, 현금 인출을 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보니 여행의 편의성이 극대화되었습니다. 오지를 제외하고는 수십개 국가의 통화를 대상으로 트래블 카드, 페이 등이 서비스가 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여행지를 다니는 여행객들의 경우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기존의 경쟁 기업들의 알력이나 압력이 발생하죠. 또한 간간이 서비스에 대한 불신을 높이는 여러  부정적인 이슈도 발생합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이슈가 하나 둘씩 터지면 사람들은 의심을 하죠. ‘이것봐 이게 위험하잖아’ 라는 생각을 하고 비슷한 기사들이 여러 건이 나오면 ‘하지마’ 쪽으로 여론이 기울여서 서비스가 위기를 맞기도 합니다. 실제 기억해보시면 유사한 상황을 겪어 서비스를 종료한 스타트업들도 꽤 있었죠.  


그러나 그 과정이 지나고 나면 상용화가 이루어지고 기존의 플레이어들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시장은 새로운 성장을 맞이하게 됩니다.  


트래블카드, 페이 역시 저는 지금쯤 갈등, 의심의 단계에 들어가는 시점이 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서비스의 헛점은 발견될 것이고 그것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들이 서비스를 안정화시키고 한층 더 고도화해 나가겠죠.  


어쩌면 시간이 흘러 정말 생체칩이나 사람의 개인 식별 정보를 기반으로 카드도 없이 결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것 까지 된다고?’라고 생각했던 어렸을 때의 미래의 모습들이 하나둘씩 현실화되는 것을 보면서 서비스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더 발전되고 진화될 것입니다. 


그 때까지 살아서 그 서비스를 경험해 봐야 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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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년동안 증권사, 미디어업계에서 쌓은 금융,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이슈, 트렌드를 분석하고 마케터 시각에서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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