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사이트 화면 디자인과 구성 등을 사용자 취향에 맞춰 바꾸는 프로그램을 배포했더라도 포털의 광고수익 침해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클라우드웹이 다음카카오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클라우드웹이 손해배상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클라우드웹이 개발한 사명과 같은 이름의 프로그램은 컴퓨터에 설치하면 다음과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의 콘텐츠 구성을 추가·삭제하고 순서를 바꿀 수 있다. 포털사이트의 디자인 전체를 변경하거나 다른 포털의 콘텐츠를 삽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화면 구성이 바뀌면 원래 있던 배너광고가 사라지거나 검색 결과가 정렬되는 순서도 달라질 수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이 프로그램이 검색광고 침해업체의 광고라며 이용자들에게 삭제를 요청했다. 클라우드웹은 다음카카오로부터 '광고영업 이익을 무단으로 가로채고 있으니 민형사상 조치를 할 예정'이라는 내용증명을 받고 불법행위가 아님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영업방해가 아니라며 클라우드웹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다음카카오의 광고수익이 감소할 수 있으나 클라우드웹이 프로그램을 배포함으로써 다음카카오의 광고수익에 대응하는 다른 영업적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웹 프로그램 배포와 다음카카오의 광고수익 감소 사이에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포털 사용자가 광고 등 콘텐츠를 본래의 형태와 내용 그대로 열람해야 할 법령상 또는 계약상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광고효과 감소는 최종 소비자가 각자 선호에 따라 이용방식을 변경해 생기는 효과일 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