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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질과 신뢰 그리고 12만원의 가격 차이

2011.07.08 14:46

신용성

조회수 3,350

댓글 6

며칠 전 백화점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슈즈 매장을 지나고 있는데 우연히 아울렛 매장에서 구입했던
제 슈즈와 같은 것이 진열되어 있더군요.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내가 신고 있는 이 신발이 백화점에서는 얼마에 판매되고 있을까?

정답은 알 수 없었습니다.
디자인은 같았지만 아울렛 매장에서 구매한 것은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것과
동일한 제품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아울렛 매장용을 별도로 만들어서 판매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둘은 서로 재질이 다르다고 합니다.

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슈즈의 가격은 27만원대
그리고 아울렛에서 제가 구매했던 슈즈는 15만원 조금 못미치는 가격
12~13만원 정도의 가격 차이가 났습니다. 쓰고 보니까 거의 두 배의 가격 차이네요.

만약 고객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서도 이 상품을 구매했다면
고객은 백화점에 전시되어 있는 것이 재질이 좋다고 하니까.. 이왕이면 좋은 것 신어야지
하는 마음에서 구매를 결정했을 것입니다.

이때 의문이 생깁니다.

고객의 구매 이유에서 '재질의 차이'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였습니다.
브랜드도 동일하고 디자인도 동일하고 오로지 차이는 재질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재질의 차이'일까요?

만약 구매 요인이 정말로 '재질의 차이'라고 한다면 이 고객은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슈즈와 아울렛에서 판매하는 슈즈의 재질에 대해서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라도 체험을 해보거나 정보를 입수해야 그 판단이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고객은 둘의 재질을 따지기는커녕 사실은 각각 무슨 재질로 만들어졌는지조차도 모릅니다.
물어보지도 않고요. 그저 서로 다르다고 하니 다를 거야라고 막연하게 믿을 뿐입니다.

결국 고객은 재질을 따지기보다 그저 판매원이 하는 말에 '신뢰'를 하고 그 비싼 가격 차이를 극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12만원이라는 가격 차이는 재질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신뢰에서 온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보통 신뢰라고 칭할 때에는 '브랜드'를 대상으로 할 때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브랜드가 동일하니 브랜드에 대한 신뢰라기보다는
백화점이라고 하는 유통 업체에 대한 신뢰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것이니까 아마도 재질에 차이가 있겠지하는 막연한 믿음을 지니게 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또 여기서 한 가지 의문입니다. 그런데 그 믿음의 크기가 (이 경우)12만원이나 될까?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것도 별로 차이가 없다고 하던데.. 재질이 좀 다를 것이라는 것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크기는 5만원 이내면 되지 12만원이나 될까?

이 생각이 강렬한 분은 어쩌면 발길을 돌릴지도 모릅니다. 나중에 아울렛 가서 그 제품도 봐야겠다. 대략 봐서 크게 차이가 안 나면 그냥 거기서 구매해야지. 하는 깐깐한 고객들도 상당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 백화점에 대한 구원투수가 나타납니다. 단적으로 말해 고객의 귀차니즘이 엄청 클 것이구요. (특히 남자들.. -_-;;) 또 하나는 '준비된 고객'의 개념입니다.

백화점은 응당 비싼 것이 당연하다라는 인식을 지니고 있는 상태에서 방문하였기에 가격이 오버되는 부분을 이미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백화점의 소비 체험에 품격을 부여하는 것은 바로 이런 오버된 가격을 받아들여라라는 것이겠지요?

즉 백화점은 실질 소비재에 품격 있는 소비 체험이라고 하는 상품을 하나 더 얹혀서 판매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결국 품격 있는 소비 체험을 하도록 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오버된 가격보다 낮게 들어간다면 그것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 되어 버리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백화점은 입점사가 판매하는 실질 소비재 +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소비 체험이라는 상품을 믹싱하여 판매하는 것이라 해석할 수도 있겠네요.

우리가 사이트를 꾸미고 고객을 응대하는 이런 것들이 상품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님을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간과하기 쉬우나 절대적으로 중요한 '귀차니즘'.... 일단 발을 들여놓게 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함을 의미하겠지요? 백화점이 왜 미끼상품, 세일, 문화 공연 등의 이벤트 등을 하면서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인지도 여기에서 나타납니다.

고객의 귀차니즘.... 우리 사업자에게는 약이기도 하고 독이기도 합니다.
고객의 심리를 꿰뚫는 마케터에게는 그 귀차니즘이 약이겠지요. 해서 최대한 우리 사이트에서 구매 경험을 지니도록 할 것입니다. 하지만 합리성을 주로 내세우는 마케터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고객이 현명하게 판단한다면 우리 상품을 선택할 것인데.. 고객 바~~~보라고 생각하는 마케터라면... 사실 누가 진짜 바보인지 모를 일이죠.

마지막 마무리 멘트 하나.. 고객의 귀차니즘은 말 그대로의 귀찮음에서 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구매 리스크를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차피 여기나 저기나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고 구매에 따른 리스크는 동일하게 여겨진다는 것이지요. 어차피 진실이란 알 수 없는 거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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