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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주가 직접 영화 만든다

2006.04.21 16:22

몽당연필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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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1 | 출처 : 조선일보 |


PPL보다 자연스럽게 브랜드 알리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각광
드라마·대중음악 제작도 활발... TV광고 효과 허락·인터넷 등장 영향



최근 광고에 영화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형식을 도입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BMW사가 2001년부터 작년 11월까지 총 8편의 단편영화로 제작한 ‘The Hire’ 시리즈엔 올해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이안(Lee Ang) 감독을 비롯해, 존 우(John Woo·吳宇森), 왕자웨이(王家衛), 가이 리치(Guy Ritchie) 등 세계적인 유명 감독이 참여했다. 상영시간은 약 5~8분 정도로 에피소드별로 5시리즈, 7시리즈, Z4 등 각기 다른 종류의 차량이 사용됐다. BMW가 추구하는 ‘Ultimate Driving Machine’이란 브랜드 이미지에 어울리게, 시속 200㎞를 넘나드는 속도에서도 매끄러운 코너워크를 보여주는 등 주변의 차를 무색하게 만드는 주행장면을 공통적으로 담아냈다.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BMW의 ‘The Hire’ 시리즈를 보기 위해 해당 웹사이트에 접속한 횟수는 1억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3월 20일 극장시사회를 통해 자사의 새로운 모델 ‘로체’의 애드무비(Ad movie·광고를 목적으로 만든 영화)를 공개했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영화배우 김주혁이 주연을 맡아 호주에서 촬영된 로체 애드무비는 30초 내외의 TV CF에서 제대로 표현하기 어려운 자동차 추격장면을 10분 가량의 시간 동안 그려냈다. 기아자동차 홍보팀의 김진호 대리는 “로체가 가진 ‘반응성이 좋은 차’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짤막한 CF로는 담아내기 어려운 부분을 단편영화를 통해 표현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아우디(Audi), 마쓰다(Mazda) 등도 자사의 자동차를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해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했다. 샤넬(Chanel)의 경우 향수 ‘샤넬 No.5’를 소재로 한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영화 ‘물랭루주’를 통해 관능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던 바즈 루어만 감독이 연출하고 ‘물랭루주’의 여주인공 니콜 키드먼이 출연했다.



이와 같이 광고에 엔터테인먼트를 활용하는 마케팅 기법을 두고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Branded Entertainment)’란 용어가 사용된다. 미국의 ‘애드버타이징 에이지(Advertising Age)’란 광고잡지에서 처음 소개된 이 용어는 기업의 제품 및 브랜드를 엔터테인먼트에 접목함으로써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는 마케팅 기법을 가리킨다.



미국에선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를 ‘매디슨 앤 바인(Madison & Vine)’이라고도 부른다. 이는 뉴욕의 광고대행사들이 모여 있는 거리 매디슨가(街)와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거리 바인가를 합성해 브랜드와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세계적인 마케팅 석학 데이비드 아커 교수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는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새로운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처럼 광고와 엔터테인먼트를 접목시키는 시도가 활발해지는 것은 달라진 광고업계의 상황과 관련이 있다. 즉, 광고를 둘러싼 환경이 달라지면서 광고주들이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광고 형식으로는 소비자의 눈길을 붙잡아 둘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3일 로이터 통신은 미국 광고주협회 정기모임에서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133개 광고주 중 78%가 ‘TV광고가 2년 전에 비해 덜 효과적’이라고 답했고, 응답자의 60%는 ‘TV 광고의 비중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TV광고의 매력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디지털 비디오 레코더(DVR)’의 보급 때문이다. 대표적인 브랜드의 이름을 따 보통 ‘티보(Tivo)’라고도 불리는 DVR는 하드디스크에 TV프로그램을 디지털 방식으로 녹화해준다. DVR가 광고주로 하여금 TV광고에 대한 매력을 잃게 만든 것은 녹화시 중간에 끼어드는 광고를 건너뛸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현재 이러한 DVR를 갖고 있는 미국 가정은 3000만가구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TNS 미디어 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지상파 TV광고 시청률은 2000년 1.4%에서 1.1%(2003년)를 거쳐 지난해엔 1.0%를 기록했다. 광고대행사 휘닉스 커뮤니케이션즈의 김종진 수석국장은 “소비자는 어떻게든 광고를 피해 다니려고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며 “광고주 입장에선 이런 엔터테인먼트의 힘을 광고에 도입하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한 귀결”이라고 말했다.



사실 마케팅에 엔터테인먼트를 도입하고자 하는 시도는 예전부터 있었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 특정 회사의 제품을 노출시키는 PPL(Product Placement)이 대표적인 예다. 최초의 PPL은 1945년 워너 브러더스사가 제작한 ‘밀드레드 피어스’(Mildred Pierce)란 영화에 등장한 ‘버본 위스키(Bourbon Whiskey)’로 알려졌다. 하지만 PPL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1982년작 ‘ET’에서였다. 영화 도입부에 주인공인 꼬마 엘리엇이 허쉬(Hershey’s)사의 사탕을 꺼내 숲 속에 숨어있는 ET를 유인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에 등장한 사탕은 영화 개봉 후 2주일 만에 매출이 세 배로 뛰었다. 국내에서는 1992년 개봉된 최민수, 심혜진 주연의 영화 ‘결혼이야기’에서 삼성전자가 영화에 등장하는 가전제품을 협찬한 것이 최초의 PPL 시도 사례로 기록된다.



PPL은 영화나 드라마 속에 제품을 등장시키기 때문에 시청자로선 특정 제품을 보지 않고 지나칠 수 없다. 당연히 광고주 입장에선 대단히 매력적인 마케팅 도구다. 하지만 내용에 어울리지 않는 PPL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미국 미시간의 광고대행사 디어본의 랜스 폴 이사는 3월 13일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광고 내용을 너무 티나게 내보내면 소비자가 반감을 갖기 때문에 (PPL을 통해 누릴 수 있는) 어떠한 잠재 효과도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로 영화나 드라마의 콘텐츠가 광고하고자 하는 제품의 이미지와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질 경우엔 엄청난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에 등장한 핸드백, 구두 등을 생산하는 패션 브랜드 ‘지미 추(Jimmy Choo)’는 도시의 상류층 커리어우먼을 주고객으로 한다. 이 브랜드는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여성들의 이미지와 제품의 이미지가 맞아떨어지면서 소비자의 호감을 얻어 상당한 광고효과를 누렸다.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 ‘캐스트 어웨이’(Cast away)는 광고업계에서 PPL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한 경우로 꼽힌다. 아이러니하게도 광고의 대상이 된 페덱스(Fedex) 측에서는 이 영화에 금전적인 지원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화에서 주인공 톰 행크스는 세계적인 물류회사 페덱스의 직원으로 등장한다. 영화 곳곳에 시계와 같은 소품을 통해 시간을 중시하는 페덱스의 경영철학을 드러내고, 톰 행크스가 예전에 배달하지 못했던 물건을 결국 전달하는 영화 마지막 장면은 ‘무엇이든 반드시 배달한다’는 페덱스의 정신을 보여준다. 영화 전체가 페덱스란 기업이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고자 하는 ‘시간 중시’ ‘반드시 배달한다’란 두 가지 원칙을 효과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엄청난 광고효과를 거둔 셈이다.



이처럼 광고주 입장에선 제품의 이미지와 콘텐츠가 잘 맞아떨어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이런 행운을 얻기란 몹시 어렵다. 일반적인 PPL의 경우 시나리오가 완성된 후 PPL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극의 흐름에 어울리지 않게 제품을 억지로 끼워 넣었다는 느낌을 주기 쉽다. 또 PPL에 참여한 작품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광고효과 또한 급감하게 되는 위험부담을 안아야 한다.



이 때문에 최근엔 BMW의 경우처럼 광고주인 기업이 직접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스폰서십을 통해 콘텐츠 제작 초기단계부터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연히 광고하고자 하는 제품이나 브랜드가 콘텐츠의 중심에 놓이게 되고, 극의 흐름에 맞게 내용에 적절히 녹아들기 때문에 광고라는 느낌을 덜 주게 된다. 실제로 과도하게 제품을 노출시킴으로써 보는 이의 거부감을 불러오는 직접광고를 피하고, 대신 전체적인 주제나 느낌을 통해 자연스럽게 제품이나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최근 미국의 포드 그룹은 링컨과 머큐리 브랜드의 신차를 홍보하기 위해 한 영화에 스폰서로 참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포드 측은 정작 이들 차량은 카메오 수준의 깜짝 출연 정도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P&G는 ‘페브리즈(Febreze)’를 홍보하기 위해 지난 3월 2일부터 케이블TV와 웹사이트를 통해 방영된 8부작 시트콤 제작에 참여했지만 여기서도 직접광고는 거의 없다.



국내에선 KT가 집전화에 얽힌 사랑이야기를 담은 ‘3人3色 러브스토리’란 세 편의 단편영화를 제작해 2월 14일부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상영 중이다.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 등이 연출하고 소유진, 손태영 등이 출연한 세 편의 단편영화엔 KT의 로고가 노출된다든지 하는 직접광고 장면이 없다. 지난 3월 27일 현재 이 영화를 본 누적 관객수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광고와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은 비단 영화나 드라마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대중음악 쪽에서도 양자의 만남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애니콜을 소재로 만든 음악 ‘애니모션’이 대표적인 예다. 애초 애니모션은 애니콜이란 브랜드가 갖고 있는 ‘30대가 사용하는 브랜드’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애니콜을 새로운 청소년 문화의 발원지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톱스타 이효리가 부른 이 노래는 음반으로 발매되진 않았지만 휴대폰 벨소리, 컬러링, 무료 MP3 파일 등으로 급속하게 퍼져나갔다. 특히 뮤직비디오도 제작돼 인터넷 사이트뿐 아니라 기존 케이블 음악채널을 통해 전파됐다. 여기서도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다. 애니모션 광고를 기획?╂徘?제일기획 측은 “애니모션에 대한 젊은층의 호응을 바탕으로 애니콜에 대한 브랜드 선호가 전년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렇게 기업이 직접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광고에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 데는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기존의 4대 매체를 대체할 수 있는 인터넷이란 뉴미디어의 출현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휘닉스 커뮤니케이션즈의 김종진 수석국장은 “BMW같이 덩치가 큰 기업이라 하더라도 인터넷이라는 값싼 유통망이 없었다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또 “인터넷을 위시한 디지털 미디어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함에 따라 영화, 음악, 게임 등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광고의 결합이 마케팅의 핵심적인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6-04-11 | 출처 :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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