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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CF역사 만든 왕감독 첫 광고박물관 세우다

2006.04.21 16:29

몽당연필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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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태 경주대 석좌교수
초코파이 情·경동보일러 등 화제광고 도맡아 만들어



[조선일보 최승현기자]

눈발 날리는 매서운 겨울날의 한 시골집. 아랫목에 노부부가 담요를 덮고 앉아 대화를 나눈다. “어휴! 날씨도 매서워라, 이 추운데 애들 고생이나 안 하는지 원….” 그리고 등장하는 젊은 여인의 목소리.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 드려야겠어요.”

15년 전 선보인 경동보일러 CF. 물건을 팔기 위한 ‘광고’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의 가슴에 푸근한 정감을 전해주며 생명력을 유지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제11회 한국방송광고대상 대상을 수상한 이 CF를 만든 사람은 윤석태(68) 경주대 석좌교수. 30여 년 광고감독 생활을 하며 한국 현대 CF의 대표작들 상당수를 만들어 시대의 정서를 형성한 장본인이다. 초코파이 ‘정(情)’ 시리즈, 다시다 “어머니는 고향입니다”, OB맥주 “사람들이 좋다 OB가 좋다”, 델몬트 오렌지 주스 ‘따봉’ 등 숱한 히트작을 남겼으며 그간 국내·외에서 받은 광고상만 52개다.

그런 그가 지금 살아온 날들의 성과에 맞먹는 거대한 프로젝트의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6일 개관할 경상북도 경주 우리나라 최초의 광고박물관 ‘뮤지엄 큐(Q)’. 6945평 대지 위에 1183평의 전시 동과 250석의 영상관 등이 들어설 이 박물관에는 3600여 점의 각종 광고관련 자료와 기자재, 700여 편의 광고가 빼곡히 들어찰 예정이다.

“광고는 시대와 사회의 거울입니다. 과거 어떤 생활용품이 있었고 어떤 문화가 유행했으며 경제 규모는 어느 정도였는지 간명하게 보여주죠. 신문 광고의 크기가 가장 대표적이에요. 그런데 우리나라에 이런 소중한 자료들이 손가락 사이로 모래 빠져나가듯 사라져가고 있는 게 답답했어요.”

그는 50세 때부터 광고박물관을 꿈꿨다. 스스로 한국 광고영상의 산 역사나 마찬가지였으므로 자신이 갖고 있던 자료들을 집대성하는 게 첫 목표였다. 하지만 경주대학교(총장 김일윤)와 손을 잡으면서 ‘그림’은 커졌다. 개관에 6년이나 걸린 이유다. 윤 교수는 “경주에는 수학여행 등으로 매년 300만명 이상 학생이 오기 때문에 광고박물관이 교육적으로 활용되기에 최적의 장소”라며 “장차 광고인이 되어보려는 사람에게도 도움을 주기 위해 감독부터 스타일리스트까지 다양한 광고 관련 직군의 작업 과정도 세세히 소개한다”고 했다.

현역시절 ‘한국 최고의 CF 감독’이라 불렸던 윤 교수는 “휴머니즘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데 나의 장기가 있었던 것 같다”며 “광고는 흔한 소재를 흔하지 않게 이어 붙여 소비자에게 이해를 넘어선 공감을 안겨주는 과정”이라고 했다.

그런 그가 감각이 앞서는 요즘 광고를 보는 느낌은 어떨까? 칭찬보다 쓴소리가 앞섰다. “예전에는 무조건 크게 소리지르는 게 유행이었다면 요즘은 춤부터 추고 보는 것 같다”며 “이렇게 유행을 좇아가기 시작하면 CF에선 모델의 역할만 중요해질 뿐 광고 감독의 역할은 보잘 것 없어진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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