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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직장생활·2,159·2018. 08. 13

협상 테이블의 또라이

협상은 항상 반드시 논리적인 형태로 이루어지지는 않을 수도 있다

36살에 좋은 기회가 와서 어린 나이에 글로벌 프로젝트의 총괄 PM을 맡아 TF를 이끌고 전세계를 돌면서 그룹내 자회사와 독립법인들 하나하나와 협상을 벌였던 경험이 있다.


지금도 잊지 못하는 하나는 본사 방침을 절대 듣지 않기로 유명한 '초강성' 미국 자회사와의 협상이었다. 워낙 강성이라 각오는 하고 갔지만 정말 상식을 초월했다. 단순히 건건히 부딪히고 토론하는 것까지는 당연히 그럴 수 있는 부분인데, 그야말로 아예 귀를 막고 어디 해볼테면 해봐라 식에 은근히 돌려서 동양인을 비하하는 것도 모자라 공식 회의석상에서 욕까지 하더군. 그러면서 거기 상무가 하는 말이 그룹 회장님한테 직접 연락해서 한국에서 온 TF팀이 자기들을 협박하고 프로젝트를 망가뜨린다고 보고를 하겠다고 협박까지 하더라. (그 회사의 경우, 회장님 포함 고위 임원들은 '화랑'들을 제외하고는 일반 한국임직원들에게는 절대 직보를 안받지만, 노랑머리 외국인들과 노랑머리들 자회사나 법인에게는 직보를 허용하는 황당한 암묵적 룰이 있었다)  


그래서 더이상은 협상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정이 남았음에도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중간에 나와서 다음 국가와 도시로 이동해버리는 초강수를 뒀다. 그랬더니 이제껏 그렇게 나온 한국인들이 없었다면서 당황하더군. 물론 결렬된 책임이 우리 때문이라고 회장님 보고한다고 계속 뒤에서 협박을. 하던지 말던지 그런 협박에 이전에 왔던 다른 한국인들 같았으면 내가 PM을 맡지도 않았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일부러 작정하고 한 그 '또라이짓' 덕분에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완결되었다는 것이다. 노랑머리라면 굽신거리고 맞춰주던 다른 한국인들과 달리 그 '또라이'는 잘못 건들면 정말 피곤하겠구나 싶었는지 TF 실무진과 컨택해서 꾸역꾸역 진도를 빼긴 하더라. 대신 이전 프로젝트들이 글로벌 통합에 모두 실패한 이유 중 하나가 아예 처음부터 협조 안하거나 하더라도 시간 질질 끌면서 그렇게 하는 척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안해도 되는 분위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공식 프로젝트 기간이 끝나도 내가 이 회사를 다니면서 무슨 일을 하던지 간에 너희들 끝까지 그거 하는거 챙기겠다고 하고 정말 그렇게 하니깐, 결국엔 다 하더라. 비즈니스에서는 가끔씩은 의도적인 또라이짓도 필요하다. 결국엔 시간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히 강력한 의지를 갖고 계속 덤비는 독한 놈이 이긴다.


그런데 지금 그 당시 일들을 생각해보면, 순간 움찔움찔할 정도로 내가 그렇게 하다니 정말 미쳤구나 싶었던 것들이 많다. 지금도 그럴 수 있을까? 젊은 패기였을까? 아님 내 본성일까?



글쓴이 : 강재상 (www.facebook.com/suljikcar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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