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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시선·552·2024. 08. 11

과일향 담배로 시작한 청소년, 부모님도 몰랐대요!

초등학교때부터 접하는 액상 전자담배


얼마전에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다가 요즘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학생들이 ‘담배’를 핀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문제는 필통 속에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전자담배가 있다보니 부모님도 눈치를 못채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일례로 어느 학부모가 맘카페에 필통 속의 샤프심 같은 디자인을 찍어 올리면서 “이게 뭔가요?”라는 질문이 올라왔다는 겁니다.  


청소년들을 타깃으로 노리는 것 같은 수많은 디자인의 액상형 전자담배가 현재 인터넷에 난리입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감쪽같이 속일 수 있는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액상 전자담배가 인터넷에 버젓이 판매가 되고 있더라고요. 


(출처: 직접 서칭해 재편집함) 


샤프심, 볼펜 같은 디자인에서부터 USB 같은 디자인까지 알록달록 다양하고 심지어 귀여운 디자인 까지 등장하다보니, 청소년들이 들고 다니다가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고 필통 속에 쏙 넣으면 티도 안납니다.  


또한 액상형 전자담배는 일반 궐련 담배와 달리 가향(향을 첨가) 담배이다보니 일반적인 담배 냄새가 나지 않고 망고향, 파인애플향 등의 과일 냄새를 머금고 있어 학교에서 대놓고 펴도 적발이 잘 안된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물론 가향 전담을 직접 경험했거나 주변에서 향을 맡아봤을 경우 구분해 내겠지만 비흡연자의 경우 쉽게 구분하지 못합니다. 담배가 지독한 냄새를 풍기지 않고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고, 과일향이 폴폴 나니 예전에는 좀 놀았던 친구들이 핀다는 담배가 이제는 평범한 친구들도 핀다는 소식이 들리는 겁니다.  (편의점에서 신분증 위조해 판매하는 난관을 극복하고 이제는 온라인 쇼핑에서 구매를 할 수 있게 된 거죠)


액상형 전자담배는 ‘합성 니코틴’으로 만들어집니다. (물론 천연 니코틴으로 만든 액상형 전자담배가 있으나, 여기에서는 합성 니코틴 전자담배를 이야기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플라스틱 통 안에 들어 있는 액상 용액은 니코틴, 프로필렌글리콜(PG), 베지터블 글리세린(VG), 액상향료(향)을 적당히 배합해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니코틴이 들어가지만 ‘연초’에서 비롯되어 만들어진 천연 니코틴, 궐련(일반담배)가 아니다보니 담배사업법의 규제를 따로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에서도 판매가 되고 SNS 광고도 가능합니다.  


참고로 일반 담배의 경우 정부가 지정한 곳에서만 판매가 되고 온라인, 비대면은 판매가 되지 않고요. 담배에 무서운 사진들과 경고문구를 넣어야 합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는 이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업체들은 우리는 ‘일반 담배보다 니코틴 함량이 적어 덜 해롭다’ 라든지 ‘금연에 도움이 된다’ 식으로 광고를 하면서 온라인에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고요. 맛과 과일향 등을 첨가해 금연 보조제인것 처럼 팔고 있습니다. 


네이버 쇼핑 검색으로 ‘전자담배’를 검색하면 12만개 넘는 제품이 검색이 될 정도요. 우리나라에 액상형 담배 종류만 200종이 넘고,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무인 자판기에서도 팔립니다. 청소년들이 19세 이하인데 구매할 수 있을까요? 본인 인증 없이요? 


국내에서는 전자담배의 경우 19세 미만 청소년 판매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니코틴이 들어있고 없고에 상관없이 흡입제류, 전자담배기기 장치류의 경우 흡연 형태를 모방할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 유해 물건으로 지정돼 있죠. 그러나 법이 있다고 해도 무인 자판기에서 청소년 구매를 막을 방법이 있을까 생각해 봤을 때 사실상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인 자판기 뿐만 아니라 온라인 구매시 엄마 카드를 쓰고 있는 청소년들의 모바일 결제에서 제약이 있을까요? 사실 마음 먹으면 청소년들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출처: 연합뉴스, 마포구의 액상형 전자담배 무인샵의 모습) 




그래서 그런가요? 질병관리청이 조사를 했더니 청소년들 중 69.5%가 액상형 전자담배, 즉 향이 나는 가향 담배로 흡연을 시작했다고 답을 했다고 합니다. 입문이 쉬운 제품이었던 겁니다. 


질병관리청 데이터 


얼마전에 질병관리청이 지난 10년간 전국 초등학생 5051명을 추적한 ‘청소년 건강 패널 조사’ 발표를 한 자료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자료를 보면서 우리 청소년들이 생각보다 훨씬 유해한 환경에 어린 나이부터 노출되고 있다는 생각과 더불어, 이들을 그러한 환경으로 내모는 어른들의 상술도 참 못됐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모수가 5000명이면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샘플로서는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 데이터를 살펴보니 우리 나라 초등학교-고등하학교 학생들을 살펴보니, 청소년 중 일반담배와 전자담배 중 하나라도 피우는 학생이 남학생 6.6%, 여학생 3.5%로 나타났습니다. 


나이에 따라 살펴보면 초등학교 6학년 흡연율은 0.35%, 중학교 1학년 0.56%, 중학교 2학년 2.01%, 중학교 3학년 3.93%, 고등학교 1학년 6.83%로 나왔고요.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단계에서 흡연자가 많이 증가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출처: 전자신문) 



그리고 질병청은 2022년 13-18세 사이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처음 흡연을 시도할 때 가향 담배가 영향을 주었는지를 살펴보니 67.6%가 영향을 줬다고 답변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학생들이 가향 담배로 인해 흡연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또한 청소년들이 액상형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를 모두 사용하는 중복 사용자는 98.5%로 나타났습니다. 청소년들 대부분은 이것저것 다 피고 있다는 뜻입니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들도 이렇게 다중 흡연자가 높습니다. 10명 중 4명은 일반 궐련형 담배와 전자담배를 동시에 피우고 있으며, 보건복지부에서 2022년 8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20-69세 흡연자 중 남성은 40.3%, 여성은 42%가 다중 흡연자였습니다. 또한 담배 회사에서는 더 많은 흡연자 유입을 위해 ‘유사 니코틴’ 담배를 출시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합성니코틴이 들어있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따로 담배로 규정이 되어 있지 않다보니 규제에서 자유로워 글로벌 담배 업체들도 우리 나라를 타깃으로 노리고 있죠. 

던힐, 글로 등 글로벌 담배 회사들이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신제품의 국내 출시 여부를 검토한다고 하고, 이미 들어와 있는 곳도 꽤 됩니다. 


영국, 미국 등 OECD 국가들은 합성니코틴과 천연니코틴을 같은 규제 속에 넣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규제 사각지대에서 매출 올리기 좋은 ‘쉬운 시장’ 처럼 보였나 봅니다. 


그러다보니 최근 이와 관련된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기획재정위원회에서도 이제서야 관심을 갖고 있나 봅니다. 사실 올 초에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에서 담배 사업법에 대한 개정안이 논의 되기는 했었는데요, ‘유해성 평가가 미흡하다’ 라고 하여 판단 유보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의 분위기는 ‘합성 니코틴’을 사용하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담뱃세를 부과해야 하고 규제 대상으로 보자는 논의가 최근 국회에 상정되면서 다시금 뜨거운 감자가 되었습니다. 



(출처: 뉴시스) 




담배사업법의 논의 & 해외는?  


우리 나라에서는 담배 사업법에서 담배를 규제하고 있죠. 사실 국가 측면에서는 이게 세금을 거두어 들이는 사업에 해당되기 때문에 철저히 관리하고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합성 니코틴과 같은 새로운 성분들이 개발되면서 오랫동안 변하지 않은 담배 사업법도 이제는 변화의 시기를 맞이했다고 느끼나 봅니다. 


기존 담배 사업법의 제 2조에서 담배에 대한 정의는 ‘연초’의 잎을 원료로 하여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로 맡기에 적합한 형태로 제조한 것으로 규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초’를 기반으로 만든 궐련형 일반 담배와 천연 니코틴은 이 법의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제조한 합성 니코틴은 분명 니코틴은 들어있지만 ‘연초’에서 추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규제에서 자유롭습니다. 


이 의미는 담배소비세와 같은 세금 부담도 없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다니는 학교 앞 편의점, 문구점에서 판매해도 처벌받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액상형 전자담배, 합성 니코틴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거든요. 여기저기서 활발한 논의가 되다보니 이번에 기존의 담배 정의를 ‘연초의 잎’으로 했다면 확장해서 ‘연초 및 니코틴’으로 확대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현재 연초는 담배 한 갑 기준, 액상형 전자담배는 용량(ml)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합성 니코틴도 담배로 규정될 경우 개별 소비세가 징수됩니다. 


(출처: 서울신문) 


그러나 사실 업계에서의 걱정이 있습니다.  


이렇게 ‘담배로’ 규정을 연초, 니코틴 으로 딱 정할 경우 법망을 피해 성분을 조작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니코틴’이 분명히 들어 있는데 그 성분을 꼬아 만들어서 ‘무(無)니코틴’ 담배라고 출시해 파는 겁니다. 이 담배는 니코틴 유사체 물질을 넣어 만든 겁니다. 니코틴 성분이 검출되지 않게 메틸 니코틴이라 합성으로 만들게 되면 니코틴으로 검출 키트에 나오지 않게 되니 무니코틴이라 하는 겁니다. 이렇게 무니코틴, 유사니코틴 성분들이 추가로 보이면서 담배사업법이 개정되어도 규제를 피해 신종 변형 제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현재 무니코틴이라 판매하는 ‘메틸 니코틴’이 들어있는 제품의 경우 일반 담배보다 중독성이 5-6배 강하다고 합니다. 업자들의 상술로 인해 흡연자들의 담배 의존도, 중독은 더 심해질지도 모릅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니코틴 함유량 허가 기준을 초과하는 2% 이상의 고농도 액상 제품도 시중에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현행 화학물질 관리법상 니코틴 1% 이상이 함유된 혼합물이 있을 경우 유독물질로 규정하고, 2%를 초과하는 혼합물의 경우 별도로 유해 화학물질 영업 허가를 받아야 판매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액상만 따로 판매할 수 있다보니 합성 니코틴 담배에 니코틴 원액을 추가하는 형태로 제품을 판매하면서 해외 온라인 구매 사이트에서는 5% 넘는 니코틴 액상 제품도 구매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액상에 담을 수 있다보니 신종 마약을 섞어 유통하는 사례도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니코틴액 대신 액상 마약을 슬쩍 첨가하거나 끼워 팔아서 택배로 발송해버리는 겁니다. 국내 유통 신종 마약의 경우 국가수에 따르면 2020년 3종이었는데 2021년 6종으로 2배가 증가했고, 2022년 7종, 2023년 10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약 간이 검사시에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업자들이 은근슬쩍 끼워 팔기를 한다는 겁니다. 


이처럼 액상형 전자담배로 시작하여 고함량의 니코틴 혼합물 유통, 무니코틴, 유사니코틴 제품 판매, 신종마약까지 한국 사회가 조금씩 병들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은 이렇게 규제 사각지대에서 액상형 전자담배가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는데 해외는 ‘금연 국가’로의 방향을 잡은 국가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출처: 뉴스핌)  



대표적으로 뉴질랜드의 경우 2025년 금연국가를 목표로 잡고 흡연율을 강제로 낮추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금연국가란 WHO(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기준인 국민의 흡연율 5% 이하인 국가를 의미합니다. 뉴질랜드는 2020년 국민 흡연율이 11.9%였는데 4년동안 꾸준히 낮춰오면서 2023년 15세 이상 인구의 흡연율은 6.8%로 약 43%가 감소했습니다.  


유럽 연합에서는 EU 회원 국들에게 2040년까지 금연국가로 진입하는 목표를 달성하자고 제안을 하고 전세계적으로 건강, 환경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와 달리 한국은 국가에서 세금을 거두면서 담배 시장을 관리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구매력 좋고 흡연에 대해 어느정도 관대한 한국에 업자들이 몰려드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한국에서는 아마 ‘금연국가’를 지정하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 될 것 같습니다. 이미 담배는 한국의 세금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으니까요.  



마케터의 시선 


(출처: 캔바)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분석해 보면, 지금의 모습에서 19세기의 아편전쟁이 떠올랐습니다. 강대국으로 잘 나가는 중국에 중독성 있는 마약이 시나브로 퍼지면서 국가 경쟁력을 잃고 대단한 위기에 빠졌던 모습이 지금의 한국과 오버랩되어 보이는 건 과한 상상일까요? 


최근 몇년 사이 한국에서는 마약이라는 단어가 너무도 일상적으로 지나치게 많이 언론을 통해 SNS를 통해 들려오고 있고 우리는 ‘도파민’ ‘중독’과 같은 단어가 과도하게 사용되는 사회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것에 몰입하다 쉽게 흥미를 잃고 인스턴트적인 생각, 구매, 행동들이 사회를 더욱 조급하게 만들고 조바심 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저출산율, 인구 절벽 시대에서 그동안 낮은 인건비로 밤잠 안자고 일해 만들었던 경쟁력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경쟁력들이 채워져서 다음의 100년의 한국을 이끌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는 어딘가에 껴서 갈길을 잃은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우리의 다음을 이끌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오히려 그 길이 너무 어려워서인지, 혹은 쉬 찾지 못해서인지 방황하면서 ‘중독’적인 것에 빠져 잠시 멈춰 있고 싶진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는 어릴 적의 습관 덕분에 매년 초에 매해의 계획을 세우고, 달성 목표를 수행해 나가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해의 계획을 세워 살면서도 늘 앞으로 5년 뒤에는, 10년뒤에는 이라는 걱정을 하고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인지를 많이 고민합니다. 


그러다보니 지금의 한국 사회의 ‘중독’ 관련된 키워드가 때로는 걱정이 많이 됩니다. 앞으로 우리는 올바른 방향을 찾아나가게 될까요? 한국의 경쟁력 키워드는 무엇이 될까요? 

합성니코틴전자담배흡연리브랜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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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년동안 증권사, 미디어업계에서 쌓은 금융,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이슈, 트렌드를 분석하고 마케터 시각에서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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