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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칼럼/김경훈의 트렌드 읽기=빼빼로 데이와 7의 전쟁

2007.11.07 09:21

신용성

조회수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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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집 안에 과자가 그득해졌다. 며칠 안 남은 ‘빼빼로 데이’(11월11일)를 위해 아내가 대형 할인마트에 가서 과자를 잔뜩 사놓았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은 아이들의 선물용이다. 학교 친구들끼리 선물을 주고 받는게 이제는 거의 풍습처럼 되어버렸다.

우리집 풍경만은 아니다. 연간 5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L제과의 빼빼로는 9월에서 11월까지 그 중 절반인 250억원어치, 특히 10월에만 150억원어치가 팔린다고 한다.

이렇게 특별한 날을 기념하고 선물을 주고받는 인간의 오랜 습관을 이용한 판촉활동이 ‘데이 마케팅’(Day Marketing)이다. 발렌타인 데이와 빼빼로 데이의 성공 이후 종류도 다양해져서 H제과의 에이스 데이(10월 31일), 한 속옷업체가 만든 브래지어 데이(11월 8일) 등 일일이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양산되었다.

데이 마케팅이 지류라면 본류는 스토리텔링(Story telling) 마케팅이다. 특별한 날, 특별한 뜻의 이름, 특별한 유래를 가진 전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탄생 스토리 등 상품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로 소비자에게 접근한다는 것이다.

최근 H제과가 이런 스토리를 아예 브랜드 네이밍에 적용해 ‘못생긴 호박의 달콤한 반란’이라는 호박죽을 내놓은 것이나 B사에서 내놓은 ‘계란을 입혀 부쳐먹으면 정말 맛있는 소시지’같은 것도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일환이다.

그런데 스토리를 씨앗이라고 생각해 보자. 아무리 좋은 씨앗이라도 밭이 좋아야 잘 자란다. 생산성 좋은 씨앗을 개발했어도 뿌릴 땅이 없으면 창고에서 썩는다. 그렇다면 데이 마케팅이든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든 이 씨앗들을 뿌릴 밭이며 땅은 결국 무엇인가.

바로 인간의 기억력이다. 인간이 기억해줄 때 씨앗들은 영양을 흡수하고 자란다. 하지만 마케팅 방법의 기발한 진화에도 불구하고 수천년 동안 인간의 기억력은 그다지 진화하지 못했다.

하버드대학의 심리학자 조지 A. 밀러는 ‘7단위’ 정도가 기억력의 평균적 한계라고 주장한다. 백설공주가 찾아간 집에 7명의 난장이가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며,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선정하는 것도 그렇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데이들과 스토리들은 이 기억력의 ‘7의 마법’ 안에 포함되려고 그야말로 피가 난무하는 레드오션시장에서 싸우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보면 최근의 마케팅 트렌드는 인간이 가진 기억력의 한계와 벌이는 전쟁에서 비롯된다. 비슷한 데이, 비슷한 스토리가 너무 많다. 그것은 처음부터 가망없는 도전이다. 아주 달라야 한다. 처음 듣는 독특함, 차원이 다른 신선함이 필요하다. 소비자가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7가지’, 그 안에 포함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트렌드연구소장 wowkim@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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