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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족쇄를 찰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2013.08.16 11:44

신용성

조회수 6,524

댓글 19

마케터, 컨설턴트, 대행사의 윤리 의식 

 

 

상황1. 거리의 싸움

 

육체적 조건과 싸움의 기술이 비슷한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할 때, 한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고 또 한 사람은 거칠 것 없이 살아온 깡패라고 할 때, 두 사람이 싸우면 누가 이길 가능성이 높을까?

 

아마도 깡패가 유리할 것이다. 평범한 시민은 싸움에서 파생될 수 있는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하지만 깡패는 거칠 것이 없다. 그래서 싸움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알려진 '선빵'을 날리는 데 있어서도 차이가 날 수 있다. 또 일반인은 상대의 눈을 찔러버린다든지 국소 부위를 가격한다든지 하는 치명타를 입히기 힘들지만 상대는 여차하면 '실행'에 옮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만약 깡패가 전과가 있고 현재 집행유예 중이며 며칠 있으면 결혼을 앞두고 있다거나 하여 사고를 치면 안 되는 상황인 경우, 이때는 오히려 평범한 시민이 더 유리할 것이다.

 

순수하게 싸움에 이기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유리함은 자명하다. 반대로 싸우는 데 있어 싸움에 집중하지 않고 뭔가 걸리는 것들이 있다면 죄다 그것들은 '족쇄'다.

 

일반인이 싸움에서 상대의 눈을 찔러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 단지 본인이 심약해서

2) 그 이후를 책임지기가 두려워서

3) 싸움에도 원칙이 있고 그 선을 넘으면 안 된다고 스스로 규정하였기 때문에

 

통계를 산출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1)과 2)의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고 3)과 같은 원칙을 세운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은 그냥 본능적으로 그렇게 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 본능 아래 내재되어 있는 이유는 세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고 그 중에서 개인에 따라 특히 비중이 높은 항목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유가 되었던 그 이유들은 모두 '족쇄'이다. 적어도 '순수하게' 싸움에서 이기고자 하는 목적에서는 말이다.

 

 

상황2. 의사의 윤리의식

 

아픈 사람을 고쳐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의사'이다. 의사는 우리 어린 시절 선망의 대상이었다.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주기 위해 헌신하는 그들의 모습을 귀감으로 삼으며 어린 아이들은 그들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어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의사는 높은 계급을 지닌 직업군이었으며, 장사와 마케팅에 혈안이 되어 있기도 했고 권위 의식에 물들어 있기도 하는 지극히 평범한 속성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스스로도 경쟁에서 도태되면 생존하기 힘든 우리와 같이 생존을 고민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의사에게 가지는 일종의 기대치가 있다. 아무리 개인의 삶을 존중해주어야 마땅하다고는 생각하나 정말 아파서 곧 죽어가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휴가 중에라도 되돌아올 수 있고 돈이 없어도 일단 사람을 살리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순진한' 생각을 지닌다.

 

의사는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직업이기에 그만큼 희생 정신을 어느 정도 지닌 사람이어야 하고 그런 그들은 존경받아 마땅한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자신의 직업에서 지녀야 할 기본적인 윤리를 저버리고 개인의 권리만 주장할 때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그 타당성을 인정하면서도 비난의 마음이 솟구치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마케터로서 어떤 윤리의식을 지니고 있나?

 

한 기업의 마케터, 컨설턴트, 대행사 등 이름은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한 기업의 생명과도 같은 매출에 깊이 관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기업의 성장을 위해 때로는 경쟁사와 싸워야 하며 때로는 클라이언트의 병을 치료해야 한다.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어떤 이들은 어뷰징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상대의 홍보 노출을 방해하고, 더 나아가서는 상대를 비방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상대방을 해킹하기도 하며 제 3의 경로로 살인 청부(디도스 공격과 같은)를 하기도 한다.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데 있어, 엉터리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각종 바이럴 장치를 동원하기도 한다. 고객의 후기를 조작하고 전문가와 결탁하여 추천을 받음으로써 고객으로 하여금 상품 구매에 대한 의심을 모두 제거한다.

 

어뷰징을 잘 하고 바이럴 장치를 잘 동원하여 매출을 크게 상승시킨 마케터가 있다고 할 때, 우리는 이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며 이들은 시장에서 어떤 대접을 받을까?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당치도 않은 소리다. 대체적으로 그 대접은 '융숭'하다. 실력 있는 마케터로서 높은 연봉으로 곳곳의 스카웃 제의를 받는다.

 

대행사 혹은 컨설턴트라면 클라이언트의 병을 치료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상대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가 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려운 국가고시를 패스해야 한다. 한 회사의 컨설턴트라면 그의 생각과 말 한 마디가 그 회사에 딸린 식구들의 생계와 직결된다. 그런데 그들은 그러한 자격을 지니고 있을까?

 

X나 X나 자신이 전문가라고 한다. 같지도 않은 교수라는 타이틀, 작가라는 타이틀, 어디 강사라는 타이틀을 들이밀며 전문가랍시고 순진한 사람들의 몸을 함부로 건들인다. (이 비난에 대해 아이보스 대표 제 스스로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윤리의식이 배제되기 쉬운 배금주의 사회

 

돈은 참으로 편리하다. 세상의 모든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있고 이를 거래할 수 있으니 우리는 그 혜택을 톡톡히 보며 살고 있다. 그러다보니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나라가 되기도 하였다. 사실 그 돈을 거래하고 있는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상대가 어떤 방법으로 돈을 만들었는지 알 방법이 없다. 그러니 자신에게 돈을 지불하는 상대방은 '좋은 사람'으로 대접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배금주의 사회에서는 과정은 중요하지 않고 결과만 중요하다.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지 결과만 만들어내면 대접받고 산다. 그리고 이런 사회에서 '윤리의식'이라는 것은 '족쇄'에 지나지 않는다. 상대는 얼마든지 속임수를 쓰고 무기를 들고 심지어는 상대의 눈을 찔러버리기도 하는데, 나는 정직해야 하며 맨손으로 싸워야 하고 급소를 가격해서도 안 된다. 싸움이 될 리가 있나.

 

무엇보다 억울한 것은 그러한 자신이 존경받는 것이 아니라 바보 취급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당장 집에 있는 처자식에게서부터. 그리고 경쟁자로부터.

 

 

족쇄를 찰 준비가 되어 있나?

 

지금 사회가 그러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대중들이 모두 족쇄를 걷어차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난투전을 벌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는다. 아마도 대부분은 여전히 앞으로도 계속 족쇄를 차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족쇄를 차고 있는 자신이 스스로 심약해서 그런 것인지, 족쇄를 걷어내는 것이 두려워서 그런 것인지, 스스로의 윤리의식에 의한 것인지는 분명히 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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