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제작하여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기호학의 관점에서 간단하게 살펴볼까 합니다.

우선 등장인물부터 살펴보죠.

등장인물

* 마케터 : 광고물을 제작하는 주체

* 사업자 :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주체

* 고객 : 광고를 보고 사업자의 상품을 구매할 가망이 있는 주체

마케터가 사업자의 요청에 따라 광고를 제작하고 이를 고객에게 노출함으로써 상품 판매를 꾀하는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이 과정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컨셉부터 정해져야 한다.

마케터는 사업자의 요청에 따라 광고를 제작합니다. 광고를 제작한다는 것은 사업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메시지(Message)' 형태로 제작하여 고객에게 전달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메시지 작성을 위해서는 먼저 사업자가 전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야 하는데 이를 '컨셉(Concept)'이라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2. 메시지를 인코딩한다.

사업자의 컨셉이 확인되면 마케터는 이를 고객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이때 마케터는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이미지, 텍스트, 동영상 등으로 변환시킵니다. 이들 이미지, 텍스트, 동영상을 모두 합쳐 메시지(Message)라 표현할 수 있으며, 메시지로 변환하는 것을 인코딩(encoding)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메시지는 일종이 '기호'인데 이 기호를 만드는 행위이기 때문에 인코딩이라고 표현합니다.

3. 메시지는 재현의 결과

메시지는 현상을 재현하는 성격을 지닙니다. 여기서 현상(presentation)이라 함은 사업자의 컨셉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마케터는 이를 그대로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메시지로 인코딩하여 다시 보여주는(재현, representation) 과정을 거칩니다. 즉, 메시지의 역할은 현상(컨셉)을 고객에게 최대한 잘 전달하기 위해 재현하는 것입니다.

4. 메시지를 디코딩하는 고객

광고(메시지)를 접한 고객은 마케터가 인코딩하여 재현한 내용을 해석(디코딩, decoding)합니다. 올바르게 해석할 수 있느냐는 물론 고객의 문제이지만, 고객이 올바르게 디코딩할 수 있도록 애시당초 인코딩을 해야 하는 것은 바로 마케터의 몫입니다.  

5. 변질되는 현상

마케터가 메시지로 인코딩한 현상은 고객이 메시지를 디코딩하는 과정에서 변질되기 마련입니다. 이는 광고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고객이 메시지를 해석하는 방식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고객의 성별, 연령, 학력, 종교, 지역 등에 따라 달라지며 궁극적으로는 삶에 대한 경험과 가치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모든 고객이 동일하게 디코딩할 것을 기대하고 인코딩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마케터는 깨닫게 됩니다.

6. STP(쪼개서 타겟을 정해 그에 대한 포지션을 정립하라)

고객이 광고를 해석하는 방식이 저마다 다르므로 마케터는 결국 최대한 자신이 의도한 바대로 메시지를 디코딩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군을 선정합니다. 즉, 고객을 세분화시키고 목표 집단을 선정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위한 분명한 입장을 내세움으로써 해석의 다양성을 배제시킵니다. 이 과정이 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 즉 STP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7. 디코딩 방식을 알면 좋은 광고 제작이 가능하다.

고객이 디코딩하는 방식을 마케터가 잘 이해하고 있다면 올바르게 인코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객은 때로는 이성적으로 때로는 감성적으로 디코딩합니다. 때로는 과학적으로 때로는 예술적으로 디코딩합니다. 대표적으로 '반어법'의 경우 과학적인 시각으로는 인코딩과 디코딩이 일치할 수 없습니다. 광고는 겉으로 드러나는 메시지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고객이 그 메시지를 해석하는 방식 그 자체가 중요합니다.

이상, 광고 제작과 관련한 내용을 기호학의 시각에서 풀이해봤습니다. 이 풀이는 새로운 것은 전혀 아니고 광고를 공부하신 분들에게는 일반적인 내용입니다. 다만, 아직 접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조금은 쉽게 풀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