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 갑자기 한국 대표팀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할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축구에 거의 관심이 없는 처에게도 월드컵 축구는 큰일인가 싶었다. 까닭을 물으니, 어느 은행에서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면 이율은 10% 이상으로 주는 상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월드컵 축구의 시간이 왔다. 그런데 10월 29일의 참사 이후는 어떤 일을 해도 생각이 너무나 익숙했던 이태원 해밀턴 호텔 옆의 그 좁은 골목으로 향한다.
월드컵에서의 한국팀 성적과 연관된 저축 상품 얘기를 듣고도 바로 축구장에서 일어났던 압사를 초래한 사고들이 생각났다. 가까이 올해 10월 1일 인도네시아에서 135명이 경찰에 쫓기며 뒤엉켜 압사하는 사고가 있었다. 중국과 남미에서도 비슷한 사고들이 있었다지만, 이 방면에서 사람들의 뇌리에는 축구 종주국이라고 자부하는 영국 팀들이 연관된 것들이었다. 영국의 축구팬들, 특히 훌리건이라고 불리는 이들의 경기 전후의 폭력적인 행동과 응원은 1980년대 특히 격하기로 유명했다. 39명이 사망했던 1985년 벨기에 하이젤 경기장에서의 난동과 거의 100명에 이르는 팬들이 압사했던 1989년의 힐스버로 사건은 영국뿐 아니라 축구계 전체의 가장 참담했던 사건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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