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조사를 하면 즉각적이고 1차원적인 조사 결과만을 따지는 풍조가 조성됐다. 시험으로 치면 단답형이나 사지선다형의 1 대 1의 답이 나오도록 구성한 설문들이 대부분의 조사에서 쓰인다. 조사 의뢰자가 그렇게 요구하니까 그렇게 하게 된다고 한다. 복수의 광고물이나 제품 디자인 등을 놓고 어떤 것이 좋을까 소비자의 소리를 들어서 결정하는 문제들에 대해 그런 식의 단순한 설문이 들어갈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한다. 언뜻 옳은 얘기 같지만 조사 결과 수치 뒤에 숨는 비겁함 혹은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 보인다.
애론(Aeron)이란 회사는 파격적인 디자인의 사무용 의자들을 내놓으며 1990년대 초에 혜성같이 등장했다. 그들이 1993년에 처음으로 시장에 제품을 내놓을 준비를 하면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제품들에 대한 반응을 시험했다. 소비자 평가조사 형식으로 진행했는데 결과는 처참했다. 10점 만점에서 2~6점 정도에 대부분의 응답자가 대답할 정도로 점수가 좋지 않았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이런 점수가 나오면 신제품 출시를 포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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